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일상

대부도

by 슈퍼맨 2021. 4. 5.


금요일 저녁 퇴근 후 작은 텐트 하나에
짐을 가볍게 싣고 홀로 운전해서 대부도로 향했다.

홀로 조용한 시간을 보내고 싶어서
일전에 다녀온 대부도 노지를 다시 찾았다.

밤 10시쯤 도착해서 텐트를 쳤다. 아무도 없다.
숨은 노지(명소)라 2~3팀 있을 줄 알았는데,
기상날씨가 안 좋을꺼란 예보 때문인가보다.

오늘 밤은 아무도 없었다.
컴컴하고 고요한 밤이다.

컴컴한 밤 홀로.. 섬 외딴 곳에 시간을 보낸다는 건,
처음에는 누군가에게 도전이 되기도 할 것이고,
서툰 결심과 약간의 용기도 필요하겠지만,
익숙해지면 편안함과 즐거움이 더 커진다.


자리잡고 텅빈 밤하늘 보며 한동안 멍~ 때렸다.

명상하듯 있으려니 괜히 머리가 맑아지고
들숨 날숨이 느껴지는 것 같다. 고요하고 좋다.

'출출하다. 저녁을 안 먹었지....'

집에서 가져온 편육과 살짝 찍먹할 새우젓 조금,
식용유를 둘러 부추전을 바싹하게 부쳤다.

바닷바람과 함께 시원한 막걸리 한잔 비우고,
"바삭~바삭~" 부추전 식감이 너무 좋다.
뭐든지 바싹 튀겨야 맛있다.

평소 식사는 늘 제 속도보다 2~3배 빨리 먹는다.
많이 먹어도 늘 배고픈 느낌이다.
기분 탓인 걸까? 아님 근거가 있는 걸까?

시간에 쫒기지 않고
느긋하게 식사를 하니 좋았다.


배가 불러오니 소화시킬겸
두 팔 걷어 붙이고 칠게 잡으러 뻘에 나갔다.



한 세시간 정도 칠게 잡고 급 피곤함에 잠들었다.
그래도 컴컴한 밤에 칠게 잡기는 정말 재밌다.
언젠가는 아이들 더 크면 꼭 해보고 싶다.

소소하지만 생산적인 액티비티로
전리품을 득하면 보람도 있다.

칠게 해감 & 소분해서 냉동실에 넣고
튀김이나 찌개 넣어 먹으면 맛이 기가 막힌다.

부대찌개에 칠게로 육수를 내어 먹어도 맛있다.

좋았던 기억과 장소를 떠올리면
가족이 제일 먼저 생각나는 것에 감사하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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